등록일 2017년 06월 27일 13:20 / 담당자 KOSA B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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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무공의 인격 ―현충사 ˙ ˙ ˙ 낙성식날에 ˙ ˙ ˙ ˙ ˙ 정인보 충무공 이 순신을 기념하는 현충사의 낙성식과 영정 봉안식이 뱀밭에서 거행되는 오늘에 가장 합당한 일은 그의 인격을 추모하는 일일 것이다. 세상에 충무공의 공적을 아는 이가 많으나 그의 인격을 아는 이가 적다. 그의 공적이 크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요 우리 조선사람에게 오늘날까지도 이 다음 언제까지도 값이 있는 것은 그의 인격이다. 실로 우리 역사에 나타난 인물 중에 충무공 이 순신과 같이 모든 조선사람이 모범해야 할 인격, 조선사람에게 장처 되는 모든 것을 구비하고 단처 되는 모든 것을 아니 가진 인격자는 드물다. 참으로 이 순신은 조선사람이 모범할 완전한 모범이다. 이 순신의 인격의 중심이 되는 것은 “우리를 위하여 나를 잊는” 마음이다. 그는 집을 잊고, 몸을 잊고, 이름을 잊고 모든 것을 잊었다. 아니다. 잊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큰 우리를 위하여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오직 우리를 위하여 살고 일하고 죽었다. 둘째로 충무공의 큰 인격의 요소가 되는 것은 제가 맡은 직무에 충실한 것이다. 그가 둘째번 통제사가 되었을 때에는 조선 수군은 원균의 손에 참패를 당하여 배 한 척, 군사 하나 남은 것이 없었다. 그 때에 사람들은 그의 통제사 취임을 비웃었다. 벼슬을 좋아하고 일의 성패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그는 제가 맡은 일을 적게 보지도 낮게 보지도, 안될일로 보지도 아니하고, 있는 정성과 힘을 다하여 마침내 대 함대를 이루고 대 승리를 얻고야 말았다. 그는 직무를 생명으로 아는 이 정성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세째로 그의 인격의 한 기둥이 되는 것은 그의 “사람을 대하는 법”이다. 그는 사람을 대할 때에 거짓이 없으면서도 관후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공은 남에게, 허물은 내게, 어려운 일에는 내 몸이 앞서서, 그리하되 오직 우리라는 것과 직무라는 것을 목표로 하고 표준으로 하였다. 그는 부하의 공번된 죄를 추호도 용서함이 없는 동시에 사사로운 허물을 조금도 추궁함이 없었고, 위험한 싸움에는 언제나 앞장을 섰다. 포학하고 교만한 명장 진린을 심복케 한 것은 그의 이 사람 대하는 법이었다. 이밖에도 그의 용기, 꾸밈없는 수양, 골육에 대한 지극한 정, 부하와 동포에게 대한 사랑, 하늘과 사람을 원망치 아니함, 아무리 어려운 경우에라도 낙담치 아니함 등 여러 가지 덕이 있거니와 그 어느 점이든지 오늘날과 오늘날의 젊은이에게 모범이 아니되는 것이 없다. 우리가 충무공 이 순신을 기념하는 가장 큰 것이 그의인격을 흠모하고 본받는 것인가 한다. (1932年 6月 6日·東亞日報) |